Knock & Talk

5월5,6일~6월5,6일에 태어난 모든 분들

지난 며칠 간 태어난 날(日)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오늘은 태어난 달(月)의 이미지를 느껴볼까 합니다. 5월5,6일~6월5,6일에 태어난 모든 분들은 불(火)에 해당 합니다. 마침 오늘이 이 불의 마지막 날이니 충분히 음미한다면 내일부터 새롭게 등장하는(오늘부터 바뀌신 분도 있지만 일단 이 설명은 자세히 하지 않겠습니다. 지금은 두 가지 불의 이미지 파악에 집중하기로 해요) 또 다른 불의 이미지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동양에서는 세상 만물을 음과 양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음양의 원리라는 말을 못 들어본 사람은 없는데 그 의미가 정확히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알고 있는 것’ 사이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입니다. 음양의 원리를 동양 철학에서만 다루는, 심지어 철학관에서나 다루는 것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뭐 어떻게 생각하시든 상관없어요. 그런데 정신분석학자인 칼 융은 자신의 환자뿐만 아니라 자가 심리 분석에도 만다라를 활용했고 필요한 중국 철학서는 특별히 번역을 부탁해서 읽을 정도였습니다. 소설가 헤르만 헤세도 동양 사상들에 심취하더니 <싯다르타> 같은 책을 써서 동양인인 우리들 기를 죽이지 않던가요? 음양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었던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원리로 선수를 쳤으니 동양 철학을 케케묵은 구닥다리 취급만하던 우리가 한방 먹은 셈입니다. 음양의 원리가 동서양 할 것 없이 각분야의 고수들은 한번쯤 관심을 갖고 있었던 개념이라는 점을 상기하고 출발했으면 합니다. 음양의 원리는 동양에서 먼저 깨달은 보편적 인간학, 우주론입니다. 안타깝게도 저의 내공이 아직 음양의 원리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인지라 매일 조금씩만 접근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그냥 천천히 저를 따라오세요.

DO ACTION : 연상하기
(DO TACTION을 잘 따라해주시길 바랍니다. 호기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신다면 예상치 못한 큰 효과를 보게 되실 겁니다.)   
열두 달 중 5월5,6일~6월5,6일에 태어난 모든 분들은 ‘불’의 이미지를 지니신 분들입니다. 불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떠오르는 것들을 A4 용지 사이즈의 자신만의 노트에 적거나 그 봅니다. 

하나, 확 떠오르는 단어나 어구(단어 2~3개)가 있나요?
    -단어는 추상어일 수도 있고 사물, 인간, 동식물 등 분야가 넓을수록 좋습니다.
둘,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나요?
- 이미지는 오감을 모두 동원하세요.연속되는 풍경이나 특정한 장면 한 컷도 가능합니다. 어떤 선율이나 맛, 냄새가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셋, 불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나요? 이야기는 신화, 설화, 동화, 소설 모두 가능합니다.

시간 : 3분 – 3분까지 세 가지 이상 생각나지 않을 경우 시간을 2분 더 추가합니다. 

*자 시작합니다. START!! 

3분 경과 후 (또는 5분 경과 후)

여러분들에게는 과연 어떤 단어나 어구나 이미지들이나 이야기들이 떠오르셨나요?
이제부터 여러분들께 한 편의 시를 보여드립니다. 서정주 시인의 작품 인데요 그냥 이미지를 느끼면서 읽어다가면서 확 끌리는 시어, 시구, 시행에 마음대로 체크하세요.
(*낯선 시어 개의치 마세요. 해석하는 게 아닙니다. 중요한 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마음에 드는 부분. 나를 확 사로잡는 부분이 있는지 보시는 겁니다. 중요한 건 무슨 뜻인지 몰라도 마음에 드시면 되는 겁니다. ) 

<화사> - 서정주 

사향(麝香) 박하(薄荷)의 뒤안길이다. 
아름다운 배암……. 
얼마나 커다란 슬픔으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러운 몸뚱어리냐 

꽃대님 같다. 
너의 할아버지가 이브를 꼬여내던 달변(達辯)의 혓바닥이 
소리 잃은 채 낼룽거리는 붉은 아가리로 
푸른 하늘이다. ……물어뜯어라. 원통히 물어뜯어. 

달아나거라. 저놈의 대가리!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사향 방초麝香 芳草길 
저놈의 뒤를 따르는 것은 
우리 할아버지의 아내가 이브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석유(石油) 먹은 듯……석유石油 먹은 듯…… 가쁜 숨결이야 

바눌에 꼬여 두를까 부다. 꽃대님보다도 아름다운 빛…… 

클레오파트라의 피 먹은 양 붉게 타오르는 고운 입술이다…… 스며라! 배암. 

우리순네는 스물난 색시, 고양이같이 고운 입술…… 스며라! 배암. 


<화사>  - 서정주 

사향(麝香) 박하(薄荷)의 뒤안길이다.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표적인 향인 사향과 입안 가득 퍼지는 박하 특유의 화한 향과 맛.  
후각과  미각의 사용으로 뱀의 이미지가 더욱 강렬하게 드러납니다  
〔아름다운 배암……. 
얼마나 커다란 슬픔으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러운 몸뚱어리냐〕
-징그러움이 오히려 아름다움과 연민을 불러일으키게 하죠. 그  이유는 시가 전개되면서 드러납니다. 그러니 문학을 읽을 때는 ‘해석’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질문만 품은 채 일단 계속 읽어내려가는 겁니다. 


〔꽃대님 같다. 
이런 사물을 가져오면 아름다움이 더욱 강렬해지고 극대화됩니다. 
너의 할아버지가 이브를 꼬여내던 달변(達辯)의 혓바닥이 
소리 잃은 채 낼룽거리는 붉은 아가리로 
푸른 하늘이다. ……물어뜯어라. 원통히 물어뜯어.
       추방의 주체인 절대자에 대한 저주, 증오
선악과의 신화를 차용하고 있죠? 신화 속에 등장하는 뱀, 사과, 이브와 아답의 나신, 하나님의 노하심과 추방의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뱀의 이미지는 점점 더 확장되고 선명해집니다.  

〔달아나거라. 저놈의 대가리! 
난데없는 대화체의 등장은 뱀에 대한 이미지를 더 극적으로 몰고가는 효과를 줍니다.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사향 방초麝香 芳草길 
저놈의 뒤를 따르는 것은 
우리 할아버지의 아내가 이브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석유(石油) 먹은 듯……석유石油 먹은 듯…… 가쁜 숨결이야〕
뱀을 쫓는 이유는 선조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사악한 아름다움에 이끌리는 거부할 수 없는 본능이라는 거죠. 원시의 생명력도 좋습니다. ‘석유를 먹은 듯’ 취하고 중독되고 빠져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분은 본능, 사악함, 치명적 아름다움. 팜므파탈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셨으면 됩니다. 

바눌에 꼬여 두를까 부다. 꽃대님보다도 아름다운 빛…… 
뱀을 바늘에 꿰어 대님처럼 두르겠다는거죠. 오우~~욕망의 끝판왕입니다.

〔클레오파트라의 피 먹은 양 붉게 타오르는 고운 입술이다…… 스며라! 배암. 
 뱀과 일체가 되어 뱀의 관능미를 소유하고픈 욕망. 탐닉 
우리순네는 스물난 색시, 고양이같이 고운 입술…… 스며라! 배암.〕 
뱀의 이미지로 빼놓으면 섭섭한 클레오파트라도 납셨네요. 팜므파탈의 원조이자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똑똑한 팜므파탈인 클레오파트라와 촌티 물씬 풍기지만 그래서 더 옥망하고픈 간 스물 순네의 고양이 같은 입술은 대조를 이루면서 묘한 성적 매력을 마구마구 발산합니다. 

<화사>는 서정주 시인의 1941년작입니다. 뱀의 이미지를 이보다 더 절묘하면서도 온전히 그려낸 작품은 결코 없다고 한다면 저의 호들갑일까요? 저는 읽을 때마다 항상 숨 막히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과 담 쌓고 사는 현대의 한국인 중 이런 시를 쓸 수 있는 작가가 과연 또다시 나올 수 있을까요? 이런 감수성과 직관은 배울 수도 흉내낼 수도 없습니다. 
이 작품 속 뱀의 이미지는 불의 속성을 지닙니다. 다시 말해 5월5.6~6월5,6일 생이신 분들이 지닌 불의 기질은 <화사> 에서 서정주 시인이 그려낸 뱀의 이미지로 살펴 볼 때 더 선명한 이해가 가능하실 겁니다. 놀랍죠? 동양의 선인들은 뱀에게서 ‘불’의 이미지를 보다니.   

기질과 성품, 잠재력
이제 뱀에서 유추한 ‘불’의 속성을 2 단계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위의 작품에서 연상되는 단어들을 떠오르는 대로 마구 써내려가는 이 작업까지가 <1차적 연상 과정>에 해당합니다. 한번 정리해 보죠. 

1)불의 이미지 1 -강렬함, 욕망, 본능, 치명적, 붉음(빨강), 숨막힘, 열기, 사랑

2)불의 이미지2 -선악, 선악과 또는 사과(붉은 사과) 성서, 신화, 아담과 이브, 저주, 증오, 원죄, 유혹, 중독, 광기, 원시의 생명력 또는 원시성, 탐닉, 

3)불의 이미지3-숫처녀,  팜므파탈 -순수와 관능의 충돌 ,
이렇게 정리해 볼수 있습니다. 자신이 찾은 이미지들과 비슷하신가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어의 연상입니다. 직관적으로 떠오른 단어의 포착을 의미하는 단어의 연상은 앞으로 다른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용할 매우 중요한 작업 방식임을 기억해 두세요.


<2차적 연상 과정> 
위의 1차적 연상에서 떠오른 단어들을 한 단계 더 추상화 시켜봅니다. 즉 그 단어가 불러내는 단어와 이미지, 의미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겁니다. 바로 이 과정이 1차적 연상의 단어들을 인간의 기질과 성격, 잠재력으로 변형시키는 과정입니다. 여기에서 불의 속성이 드러납니다.이번에는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합니다.  

1)불의 속성 1-강렬함, 욕망, 본능, 치명적, 붉음(빨강), 숨막힘, 열기, 사랑
과시적, 외모 지향적,화려한 외모, 직선적, 다혈질, 불같이 화를냄, 욱하는 성미, 죽 끓는 변덕 
                                   ↨
자기의 멋과 취향을 잘 살릴 줄 아는 센스, 열정적, 한번 한다면 한다, 맺고 끊는 것이 분명, 화끈한 성품, 사람을 좋아하고 인생이 즐겁다,낙천적,  

2)불의 속성 2-선악, 선악과 또는 사과(붉은 사과) 성서, 신화, 아담과 이브, 저주, 증오, 원죄, 유혹, 중독, 광기, 원시의 생명력 또는 원시성, 탐닉,
자책감, 잘못과 반성의 끝도 없는 반복, 극단적, 호불호가 강함, 이성에 대한 호기심, 남친의 잦은 교체, 게임, 쇼핑, 다이어트, 성형, 음료나 음식, 친구, 중고생의 경우 학원 수강, 아이돌 등 특정 대상에 빠졌다가 나왔다가를 반복,
                                   ↨
자극에 대한 반응이 빠르고 선명해서 변화를 추구하고자 하거나 행동의 개선이 요청되는 상황에서 빠른 성과를 가져온다. 좋은 기류를 타면 엄청난 성취를 이룬다. 일단 마음에 맞는 상대를 만나면 바로 행동 개시. 
좋은 것에 빠지면 효과 만점.     
  
3)불의 속성3 -숫처녀,  팜므파탈 -순수와 관능의 충돌 ,
자신의 내부에 상반 되는 성격들이 융합되지 않은 채 그대로 존재. 이 자아들의 충돌로 인한 변덕이나 감정의 기복. 학생이라면 공부를 매우 잘할 수 있는 요소를 많이 지녔고 직장인의 경우 탁월한 업무 능력을 지녔으나 문제는 산만함이네요. 이 산만함은 끝없는 호기심, 풍부함을 지나 과대망상에 가까운 상상력, 무엇이든 금방 싫증을 내는 성품 등으로 나타납니다.  이런 현상은 상반되는 두 가지 속성이 부딛힐 때 더욱 강해지는 데 머리가 너무 좋은 이상주의자거나 낙천적인 성과우선주의자의의 경우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것만은 꼭!
반드시 DO ACTION을 직접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마음을 확 잡아끄는 단어나 시행을 한 두 개만 잡아주세요. 그리고 며칠 간 이 시어나 시행을 마음에 품어 주세요. 해석은 필요 없습니다. 마치 새가 알을 품듯 그냥  품고만 계세요. 이게 오늘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특히 지금 어떤 문제적 상황에 놓이신 분들은 반드시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 문제가 연상된 단어와 무슨 상관이  있냐구요? 그건 두고봐야죠.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그 문제와  마음 속에 품은 단어'사이에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오늘은5월5,6일~6월5,6일에 태어난 모든 분들의 ‘불’의 속성을 <화사>를 통해 살펴봤는데요 왜 번거롭게 이런 작업을 했을까요? 이 질문은 다음 시간에 계속됩니다.